순흥전통묵집은 영주시 순흥면에 위치한 영주에서 가장 유명한 묵밥집이다. 유명한 집이 늘 그렇듯 식사메뉴는 단순하다. 묵밥과 두부 두가지이다.
영주시 메밀묵과 묵밥의 유래이다. 단종 복위를 위해 노력하신 분들의 음식이라니, 영월 엄가의 가문의 일원으로서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영주시 순흥면에는 조선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경상북도의 행정을 관할하던 ‘순흥도호부’가 있었다. ‘한강 이남은 순흥, 한강 이북은 송도(개성)’라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로, 순흥면은 다른 지역에 비해 풍족한 곳이어서, 마을마다 번듯한 기와집들이 즐비했고, 집집마다 음식이 넘쳐났다. 그러나 세조 3년(1457년), 금성대군이 영주 순흥도호부 부사와 함께 단종 복위를 위해 꾀했던 거사가 발각되면서 순흥마을은 쑥대밭이 되었다. 그 뒤 산골마을로 전락한 순흥사람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그런 순흥면 사람들에게 버팀목이 돼주었던 건 바로 메밀이었다. 메밀은 씨만 뿌려놓으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논이 적었던 순흥면에서는 주로 메밀농사를 지었다. 여름철 이곳저곳에 씨를 뿌려 놓으면 11월에 수확할 수 있는 메밀이 이곳 사람들의 소중한 겨울식량이 되었다. 메밀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을 부어 체에 걸러낸 메밀가루를 가마솥에 붓고 끓였는데, 이 때 나무주걱으로 조심스레 저어주지 않으면 묵이 가마솥에 눌어붙기 십상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메밀묵은 하룻밤 밖에 내놓고 식혀야 비로소 완성되었다. 푸짐하게 만들어 놓은 메밀묵을 조금씩 채 썰어, 겨울 밤 배가 출출해질 때면 멸치로 우려낸 따끈한 국물에 훌훌 말아 먹었는데, 이는 순흥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별미였다. 순흥면에서 만든 메밀묵과 묵밥은 곧 영주 사람들 모두가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전통방식으로 가마솥에 메밀가루 물을 끓여 묵을 만들어 내는 곳도 점점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몇몇 집은 전통방식 그대로 매일 뜨거운 장작불 앞에서 토종 메밀묵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든 묵을 멸치 우린 국물에 노란 조밥과 함께 말아 먹으면 가슴 속 한 구석에 옛 추억이 절로 떠오르는 듯하다.
"http://www.japong.com/" 영주 묵밥 소개글에서 발췌
주차를 한 뒤 식당내로 들어오게 되면, 여기가 시골집인지, 민속촌인지, 식당인지 모를 판이다.
숫자 2가 적힌 야외식당이 역시나 인상적이다. 가지런히 정리된 울타리와 아무렇게나 자란 덩쿨. 그리고 오래된 듯 보이는 나무 한 그루가 그 정취를 돋운다.
이 쪽 야외식당의 단점은 날씨에 취약하다는 점. 내가 갔던 날은 유난히 날씨가 쌀쌀해서 견디기 힘들어 건물 안의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추운 겨울에는 이 곳에서 식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 식당의 아쉬운 점은.. 영업 시스템이다. 주문을 받는 아줌마, 그릇을 치우는 아줌마가 분리되어 있는데, 좌석수가 많고 회전이 빠른데다 주말에 손님도 많다 보니 주문을 받는 아주머니가 굉장히 무규칙한 순서로 주문을 받는다. "FIRST COME, FIRST SERVE" 가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나보다 늦게 온 팀이 먼저 먹고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나는 이번에 재수가 없었던지 40분을 꼬박 기다렸다. 게다가 주문한 두부는 내 바로 앞에서 끊겨서 나의 분통을 터뜨리기 충분했다.
주문한 묵밥이 도착.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7000원에 걸맞는 양이다. 깨가루와 김가루가 뿌려져 향긋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이제 30대에 접어든 나에게는 메밀묵에 관한 추억이 없을 뿐더러, 이 메밀묵의 맛이 좋은 것인지 확인할 재주가 없어 슬펐다.
공기밥의 양은 살짝 적은 편. 고기집 공기를 써서 그렇게 밥의 양이 푸짐하지는 않다. 그러나 묵이 정도껏 있기 때문에 양이 부족하지는 않다.
어느새 완밥.
밑반찬. 묵밥과 같이 먹기 좋은 반찬들이다. 묵밥의 간이 심심한데 반해 밑반찬들은 매운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같이 먹기에 궁합이 좋다.
종업원의 수가 부족한 건지 영업 시스템이 허술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아쉬운 점만 없었다면 기분 좋게 한끼를 마치고 일어났을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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