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드가 명상에 대해 길게 말했다. 명상을 하면 몸과 마음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고 했다. 사람은 자신을 다스린다고 믿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명상자는 주변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감정—집착, 애정, 증오 같은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코끝을 스치는 공기의 미세한 움직임만이 남는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며 오래전에 읽은 책 무의식은 나를 어떻게 설계하는가가 떠올랐다. 명상이란, 어쩌면 의식적으로 무의식을 마주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명상은 어떻게 무의식과 맞닿는가. 감각을 지워가면서 무의식의 그림자가 드러나는 것인가, 아니면 감정을 비워내면서 무의식의 손길에서 벗어나는 것인가.
명상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고 싶다. 마음의 평온 말고도 다른 것이 있을까. 집중력, 감정의 고요함, 혹은 생각을 더 날카롭게 만드는 힘 같은 것들. 그렇다면, 내 일상에 놓아둘 만한가. 스티브 잡스,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이들도 명상을 했다는데, 그들의 성취와 명상은 어떤 관계가 있었을까. 그들은 명상에서 무엇을 보았나.
명상의 효과가 실제로 증명된 일이 있는가. 뇌의 전류가 달라진다거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연구 같은 것들. 단순한 위안이 아니라, 삶을 바꿀 만한 근거가 있는가. 사이비적인 요소가 있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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