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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스페인 론다 기행기

 바르셀로나, 그라나다, 론다, 세비야를 거쳐 집으로가는 12일간의 여정 중에 가장 다시 가고 싶은 도시는 바르셀로나가 아닌 론다이다. 애초 계획에는 론다여행은 그라나다와 세비야 사이에 끼워 넣은, 하나의 징검다리 정도로 계획했다. 작은 도시에서 2 정도를 머물며, 느긋하게 다음 일정인 세비야 여행을 위한 기력 충전의 징검다리, 기대치가 낮은 막간극 같은 계획이었다. 그리고 늦은 론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질질 짐가방을 끌며 숙소로 가기 까지, 예상은 적중하는 했다.

 

 

 그리고 다음날 숙소에서 느즈막히 나와 론다 시내를 거닐 , 계획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중대한 결함이란 론다 계획을 너무 짧게 잡았다는 . , 론다는 이틀만 머물기에는 너무 보석 같은 도시이다.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에 비하면 훨씬 적은 관광객이 일단 첫째 매력이다. 쫓기듯 관광 하며, 느긋히 무엇인가를 감상할 없게 하는 인파가 론다에는 없다. 그리고 인파에 늘상 있는 소매치기 걱정이 없어, 무척이나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지긋지긋한 모기가 수면을 방해하듯, 소매치기의 존재들은 늘상 여행에 여유를 좀먹는다. 그것들이 없으니 정말 여행하는 맛이 난다. (내가 론다에 방문한 날짜는 12 31 이라, 도선생들도 신년을 맞아 휴일을 즐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여유를 가지되 너무 풀어헤치고 다니지는 않기를 바란다.)

 

 

 론다라는 케익이 있다면, 누에보 다리는 케익 위에 올려진 초콜릿 같은 존재이다. 거가대교나 하버브릿지를 봤을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절벽 사이에 가로놓인 누에보 다리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구분하는 경계인 동시에, 세계를 잇는 관문이기도 하다. 스페인 도시마다 있는 파라도르는 가장 역사적인 건물, 공간 주위에 위치하여 훌륭한 조망을 제공하는데, 론다의 파라도르는 바로 누에보 다리 건너 이다.

 

 

 누에보 다리에서 있듯, 론다는 너른 언덕 위에 요새처럼 놓인 도시이다. 시가지의 끝자락에 가면, 주변에 경작지를 조망할 있다. 군데 군데 주택들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절벽이라, 지난 버스가 어떻게 론다로 들어왔는지 길이 없다.

 

 

론다는 대문호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도시라 한다. 누에보 다리에서 산책을 하고, 때때로는 투우장에서 투우를 관람했다고 한다. 그리고 불후의 작품인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배경도 론다라고 한다. 여행 오기 전에 미리 찾아보고 읽어 놓을 하는 후회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