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고종 32년인 1895년 8월 20일(양력 10월 8일) 오전 5시경, 무장한 일본 자객들이 경복궁으로 들이닥쳤다.
그들은 궁궐 뒤편 왕비 침실에 있던 명성 황후를 찾아내 칼로 찔러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에 석유를 뿌려 불사른 뒤 뒷산에 묻어버리는 참혹한 짓을 저질렀다. 그들 사이에서 암호명 ‘여우 사냥’으로 불린 명성 황후 시해 사건이다.
명성황후의 목숨을 끊은 칼의 이름은 ‘히젠토’(肥前刀). 한쪽 면에만 날이 서있는 ‘도(刀)’다. 그 칼이 지금까지도 일본의 한 신사에 고이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것도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신사에 말이다.
당시 황후 침전에 난입한 세 사람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도오 가쓰아키가 1908년 후쿠오카 소재 구시다 신사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납 기록에는 ‘조선 왕비를 이 칼로 베었다’는 글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도시대 초기에 오직 사람을 베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히젠토는 일본도 계보를 잇는 명검 중 하나로 꼽힌다. 범행에 사용된 히젠토는 길이 120cm, 칼날이 90c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집에는 ‘한순간에 번개처럼 늙은 여우를 베었다’는 뜻의 일순전광자노호(一瞬電光刺老狐)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 환수 운동을 벌이고 있는 혜문스님(‘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이 지난 2006년 조선왕실의궤 자료를 조사하다 우연히 구시다 신사에 히젠토가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히젠토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혜문스님은 최봉태 변호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과 함께 지난 2010년 ‘히젠토 환수위원회’를 발족하고 히젠토 환수·폐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혜문스님은 “세계 역사상 타국의 왕이나 왕비를 살해한 물건이 현재까지 보관된 사례는 없다”면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민간이 히젠토를 소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근대 법치국가 성립 이후 살인에 사용된 흉기가 압수되지 않고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히젠토 환수·폐기 움직임이 녹록하진 않은 상황이다.
환수위원회가 매년 일본 외무성에 히젠토 폐기 요청서를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히젠토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공식적인 답변을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일본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히젠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은 것도 요인 중 하나다.
위원회 측은 히젠토 문제를 외교적 이슈로 부각하기 위해 조만간 뜻을 함께하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히젠토 환수·폐기 결의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한편 헤이안 시대인 757년에 세워진 구시다 신사는 불로장생과 상업 번성의 신을 봉안한 곳으로 알려졌다. 후쿠오카 지역 최대 축제인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초대형 가마인 ‘오이야마’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후쿠오카를 찾는 여행객들에겐 꼭 찾아야 할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명성황후를 시해한 칼이 보관돼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후쿠오카 여행 시 역사를 바로 알고 방문해야 할 곳으로 구시다 신사가 꼽히고 있다.
KBS NEWS 글에서 발췌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구시다신사로 적진으로, 록타! 향해보자.
위치는 캐널시티 부근, 나카스 강변근처이다. 역시나 자비로우신 구글지도님께서 길을 인도해 주신다. 일본 신사 입구마다 있는 큰 도리이가 보인다. 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안뜰이 보인다. 신사 규모는 작은편이라 20-30분정도면 신사를 다 불러볼 수 있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다자이후에서 보았던 소동상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다만 이 친구는 사이즈가 좀 작은 편. 쓰다듬쓰다듬을 해주자. 한쪽편의 말 상은 매우 역동적이다.
<생긴게 얼빠져 보이는 듯 한 소 동상>
그리고 또한 다자이후에서도 보았던 수돗가(?)도 있다. 고개를 들어보면 어떻게 먹는지 설명이 있으니, 잘 따라해보자
<왼손 씻고, 오른손 씻고, 왼손에 물받아 마시고, 왼손 또 씻고, 국자는 제자리에>
그리고 앞의 문을 또 하나 넘으면 본당이 나온다. 주중이라 그런지 일본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은 듯 하다.
<신사 내부의 모습, 왠지 모르게 을씨년스럽다. 당연히 히젠토는 여기에 없다.>
<한 일본분이 조용히 기도를 올리고 있다>
다자이후 텐망구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부적 등을 판다. 그리고 운세를 점쳐보는 운세 뽑기도 있다.
본당 뒤편으로 가면 작은 신사가 또 하나 있다. 수많은 도리이가 세워져 있어 저길 지나면 기분이 묘하다. 요단강 건너는 기분
그리고 고양이 상. 이 고양이상은 신사 도리이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아마 이계로 안내하거나, 이계를 지키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
그리고 보이는 부적들 돈을 많이 벌었겠구나. 일본의 날씨가 따스한 편이라, 2월 말인데도 어느 덧 봄꽃이 폈다. 청량한 하늘과 꽃의 대비가 아름답다.
그리고 이 신사의 특징 중 하나인 축제용 수레. 왜색이 물씬 풍긴다.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중요무형민속문화재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는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축제로써, 13세기 중반에 역병퇴산을 빌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축제의 기간은 7월 1일부터 15일 까지, 시내 10군데에 높이 10m를 넘는 호화찬란한 카자리야마가 세워져, 7월 10일부터는 웅장한 7개의 카키야마를 남성들이 짊어지고 하카타 거리를 달립니다. 그리고 7월 15일의 새벽 4시 59분, 첫번째의 야마카사의 호쾌한 쿠시다이리가 있은 후, 차례차례 7개의 카키야마가 시내 약 5km의 코스를 달리며 '오이야마'로 클라이맥스를 맞이합니다.
야마카사의 인형이나 장식은 하카타 전통의 인형작가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져, 이 제재는 역사나 신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 많이 채용되고 있습니다. 가키야마와 카자리야마는 축제가 끝나는 동시에 해체되지만, 이 곳 쿠시다 신사의 가자리야마는 특별히 1년 동안 전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