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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다낭의 '이니로드' 람비엔 식당

동즈앙, 마담란과 더불어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다. 지난 APEC 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도 이 곳을 찾아 식사를 했다고 알려진다. 아마 보좌관이 이래저래 수소문을 한 뒤, 대통령을 모셨을 상상을 해보니, 식당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는 인증된 셈이다.




미케비치 리조트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리조트에서 숙박을 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미케비치 주변에 잘 알려진 식당이 없는지, 저녁식사를 예약을 하지 않으면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아예 식사를 못 할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예약은 필수이다. 카운터나 홀 서버들의 영어실력이 타식당 보다 뛰어나 의사소통이 편하다. 





식당의 외관과 내부 그리고 식탁의 재질이 모두 나무로 되어 있어, 전통있는 식당의 느낌을 자아낸다. 마담란처럼 식당의 좌석수가 매우 많은 식당은 아니라, 주위의 나뭇결과 아담한 식당의 크기가 소담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리고 예상대로, 손님의 70%는 한국인 관광객이었다. 다낭이라는 곳이 바다를 끼고 있는, 관광이 성행하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남녀 짝을 이뤄서 오는 관광객은 적은편이다. 대부분 가족, 친지 혹은 동성 친구들이 많았다.






날씨가 더우니 음료를 먼저 주문한다. 에이드 한잔과, 코코넛 음료. 코코넛의 껍질을 그대로 컵으로 활용한다. 물론 시장에서도 코코넛을 잘라 저런식으로 먹을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이 곳에서는 코코넛 껍질이 정돈되어 있고, 과일을 싸는 데 쓰는 포장이 둘러져 있으며, 식탁에 세우기 쉽게 아래가 평평하게 되어있다. 간단하지만 손이 많이 가는 작업들이다. 장사가 잘 되는 집에는 이유가 있다.




라우몽싸오(Rua Muong Xao)가 가장 먼저 나온다. 영어로는 모닝글로리, 한국어로는 공심채라고 불리는 열대채소. 동남아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흔하게 먹는다. 식당마다 조리법이 조금씩 다른데, 이 곳은 마늘을 적게하여 맛이 다소 심심하다. 반대로 말하면 공심채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에 좋다. 동남아 지역을 여행하면 줄창 김치처럼 주문하여, 밑반찬 처럼 먹는 음식이다. 여행을 하면 끼니가 주로, 고기나 탄수화물 쪽으로 치우치게 되니, 야채 메뉴를 섞고 싶다면 이 메뉴를 도전해보자. 한국의 나물볶음과 비슷한 맛이라 다른 야채메뉴들 보다 진입장벽이 낮다.




이어서 새우구이. 사실은 이 식당의 칠리새우가 유명한 편이다. 다만 갑자기 새우소금구이가 먹고 싶다는 생각에, 이 새우구이로 메뉴를 변경하였다. 베트남의 동쪽은 바다와 접해 있고, 서쪽은 라오스 국경지역인 산악지역이다. 다만 중부지역은 '8'자 처럼 생긴 베트남의 국가 형태 때문에, 바다로부터 국경까지가 매우 짧다. 그 탓에 중부지역의 대부분은 해안지역이고, 따라서 해산물요리가 매우 발달해있다. 해산물요리가 발달한 곳에서 비교적 간단한 조리인 새우구이를 먹는 것도 넌센스이기는 하지만, 맛이 좋아 더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 새우를 삶을 때는 나지 않는, 구웠을 때에만 맡을 수 있는 껍질 타는 향이 새우를 감싸고 있다. 





그리고 나오는 볶음면. 해산물 볶음면이다. 전의 새우구이는 불에 새우를 구운 거니 지역색이 묻을리 없는 요리이지만, 이 음식은 조리에 양념이 되어 있는데도 베트남 음식을 먹는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한국음식과 너무 흡사에, 서울 어디에선가 베트남 식당이 아닌 곳에서도 팔 것 같은 음식이다. 한국인 손님이 많아 음식을 손님에 맞춘건지, 음식이 한국인에게 맞아 한국인 손님이 많은건지는 알 수 없다.






음료를 제외하면, 가장 동남아 음식 같은 요리이다. 파인애플 볶음밥. 파인애플의 껍질을 꼭지만 따고, 속을 파내어 밥을 담는 용기로 활용하였다. 인터넷에 람비엔을 검색하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들 중 하나이다. 당근을 열심히 깎아 만들었을 데코는 파인애플 밖에 덩그러니 놓여 있어 쓸쓸한 느낌이다.




파인애플 뚜겅을 열고 속을 들춰본다. 밥보다 다른 볶음 재료들이 더 많다. 희미하게 파인애플 냄새가 슬풋 느껴지지만, 혀로는 그 맛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음식들의 가격이 동즈엉이나 마담란보다는 확실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 비싼 리조트들 근처에 위치한 식당이라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허나 한국의 밥값을 생각하면 먹을까 말까 망설일 정도로 비싸진 않으니 안심하자. 요리의 양이 많은 편이 아니니, 주머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주문은 넉넉히 하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