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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갈 곳과 먹을 것

나주 목사내아(금학헌)에서의 하룻밤

나주 목사내아(금학헌)은 나주 읍성내에 남아 있는 건물들 중 하나로서 예부터 목사가 거처하던 집이다. 요즘말로 하면 "지역자치장 관사" 정도로 볼 수 있다. 목사란 고려시대 때 부터 쓰던 말로서, 조선시대에 이르러는 관찰사 아래서 지방의 목(牧)을 다스리던 외직 문관을 칭하는 말로써 품계로는 정삼품이니 꽤나 높으신 분들이 기거하던 곳이다. 




최근에 완전 해체, 복원된 금학헌은 2009년부터 숙박체험이 가능해 졌다. 1박2일에도 방영된 바 있고, 전남 문화재 활용의 우수사례로도 곧 잘 손꼽히는 곳이다. 


[링크 :: 나주목사내아 공식홈페이지, 예약하는 곳]




건물만큼이나 나주목사내아에서 유명한 것은 벼락맞은 팽나무. 담장을 넘어갈 정도로 크기가 커, 그 오랜 수령을 짐작할 수 있다. 예로부터 벼락맞은 나무를 귀신을 쫓는 영험한 기운이 있다하니, 기운을 받아보도록 하자.


목사내아 금학헌의 벼락맞은 팽나무 이야기 - 목사내아 內 안내 게시판 발췌


목사내아 금학헌에는 오백년 세월동안 묵묵히 이곳을 지켜주는 벼락 맞은 팽나무가 있습니다. 어느 날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천둥번개가 내리치던 밤. 목사내아 금학헌 팽나무는 벼락을 맞고 두쪽으로 갈라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금학헌 팽나무는 뿌리 깊은 나무이 강한 생명력으로 기적처럼 상라나 예상치 목한 큰 행운을 가져다주는 신령스런 기운을 지니고 있습니다. 

쉿! 당신에게만 알려 드리는 것십니다. 당신의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지식이 말을 듣지 않을 때, 출세하고 싶은데 세상이 당신을 몰라 줄 때. 목사내아 금학헌 팽나무에게 마음껏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으십시오. 오백년 동안 말없이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러주었던 생명력 강한 팽나무는 반드시 당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가슴 깊이 경청해줄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어떤 방법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하는지 현명한 방법을 가만 가만 당신에게 들려 줄 것입니다. 이곳에 오면 꼭 오백년 된 벼락 맞은 팽나무를 만나십시오. 금성산의 맑은 기운이 뻗어 내린 아름다운 한옥, 목사내아 금학헌의 팽나무가 선사하는 영험한 체험을 당신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밤에는 예약을 한 사람에 한하여 숙소로 이용되고, 낮에는 관광객들에게 무료 공개되어 있다. 밤에는 방문이 불가능하나 숙박객에 한하여 왕래가 가능하다. 





목사내아 뒤로는 나주시장의 관사이다. 경복궁 뒤로 청와대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인 듯 하다. 





나주가 시이긴 하지만 딱히 괜찮아 보이는 숙소를 찾기 힘들어 '기왕 이렇게 된거, 희안한데서 자보자' 라는 마음에 선택한 목사내아 숙박체험.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이었다. 5월에 찾은 터라 밤에도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자기 좋은 기온이었다. 날씨가 추운밤에는 아궁이를 뗀다고 하니, 조금 쌀쌀한 날에도 걱정이 없을 듯 하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은 화장실. 오랜 한옥인지라 당연히 화장실이 본채 외부에 있다. 샤워를 하거나, 용변을 보려면 옛 방식대로 신을 신고 나가서 별채로 가야한다. 화장실과 샤워실의 내부를 관리가 잘 되어 깨끗한 편이다. 



나주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 하면, 단연 나주목사내아를 꼽을 만큼 가족이나 연인이 추억을 쌓기에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