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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갈 곳과 먹을 것

술 맛 오르게 하는 요리가 있는 곳. 제주 애월 닻

프랑스의 단어 중 마리아주(Mariage)라는 단어가 있다. 마리아주는 결혼을 뜻할 뿐만 아니라,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술을 맛있게 즐기기 위해 술에 어울리는 적절한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다는 것은프랑스나 한국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그래서 술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 있는 술집인 ‘닻’을 소개한다.




다짜고짜 가게의 단점부터 말하자면, 작다. 술집이 너무나도 작은 편이라. 6인 이상의 단체손님은 입장이 불가하다. 또한 밥집이 아니라 술집이기 때문에, 웨이팅이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질 수도 있어 자칫 여행의 일정이 꼬여버릴 위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갔을 때도 술집이 만석이었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고, 가게 주변을 어슬렁슬렁 돌아본다. 주변이 항구인데, 이런 작은 고기잡이 배들에서 딱새우 등의 해산물을 직접 공수한다고 한다. 고기잡이 배가 많은 탓일까, 길고양이가 도처에 있었다. 










삼사십분쯤 산책을 하니, 이름이 호명된다. 가게로 입장. 밖의 통유리에서 내부를 다 볼 수 있었기에, 딱히 큰 감회는 없다. 테이블석이 꽉차서 바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바테이블에 앉으니 테이블이 좁기는 하나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눈이 즐거웠다. 







메뉴는 일본식 선술집 메뉴의 축소판이다. 이 가게의 시그니쳐 메뉴인 딱새우사시미와 모듬튀김 그리고 주류를 주문하였다.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역시나 술. 제주여행이니 한라산, 토닉으로 간을 적셔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따라나오는 딱새우 사시미. 이 가게의 대표메뉴이다. 5년전 이 가게에서 최초로 시작한 메뉴이고, 이 가게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일등공신이다. 2017년에 JTBC 밤도깨비라는 TV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되어 유명세를 더하게 되었다. 




딱새우는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껍질이 딱딱해서 딱새우로 불린다. 랍스터처럼 길다란 집게발이 특징이다. 그런데 맛도 랍스터 사시미랑 얼추 비슷하다. 간장에 찍어먹어도 좋고, 레몬즙을 내서 먹어도 좋고, 심지어 아무 조미없이 먹어도 맛있다. 그리고 머리부분은 따로 가져가서 기름에 튀겨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로다. 새우를 한입 물자마자 소주 한잔이 눈에 어른거린다. 술을 부르는 음식이다.





그리고 튀김이 테이블에 도착한다.두둑히 잘 장식된 한 접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리에게 맥주 최고의 마리아주는 뭐니뭐니해도 치킨이다. 허나 이 곳의 모듬튀김도 맥주와의 궁합이 그에 뒤지지 않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튀김은 음식은 고로케. 카레향이 은은히 퍼지는데, 맥주는 입에 담지 않고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배도 두둑히 불러지는건 덤이다.  






즐거운 술자리를 마치고, 숙소로 귀가하는 길. 이 가게의 마지막 단점을 말하자면, 대중교통이 없다. 택시나 대리를 부르는 수가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