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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갈 곳과 먹을 것

죽녹원, 담양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


 구름 한 점 없는 날. 담양까지 왔건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뉴스에는 연일 최고온도가 최고점을 갱신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행선지가 죽녹원이라는 점. 대숲이 계곡이나 바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서 선선하지 않을 까 기대를 해본다.


주차후 죽녹원 입구로 오면, 저 대 숲 사이로 봉황루라는 누각이 보인다. 봉황루도 그렇고, 입구, 계단들이 정돈이 잘 되어 있다. 입장료는 성인 한 사람 당 삼천원 크게 부담은 되지 않는다.










입구를 지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빽빽한 대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대숲사이를 잘 살펴보니 크고 작은 죽순들이 자라고 있는 게 많이 보였다. 하지만 죽녹원에서의 죽순채취는 불법이니 절대 건드리지 말자.


 



곧이어 나오는 봉황루. 카페건물 겸 전망대 겸 소규모 전시관으로 쓰인다. 누각에 올라서 전경을 바라보니 푸른 풍경이 좋다. 저멀리 가지런하게 일렬로 보이는 나무들이 메타세콰이어 나무인가 싶기도 하다.


 




누각아래에는 작은 정원이 있고, 대나무로 만든 듯한 벤치가 있다. 대나무숲 풍경이 있고, 그늘 아래에 있는 벤치가 왠지 참 낭만적이다. 벤치 옆에는 왠 우체통이 있다. 일반 우편물을 수거해 가는 우체통은 아니고, 천년의 약속 메시지 보내기 우체통이라 한다. 아무도 우체통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 하다.






산책로는 총 2.2km. 길 중간중간 안내도가 있으나, 대숲에 들어서면 이 곳이 저 곳 같고, 저 곳이 이 곳 같아 길을 분간하기 어렵다.


 



산책로와 가까운 대나무에는 유독 사람 손이 닿은 대나무가 많다. 왜 대나무에 이름들을 써 놓았을까? 눈살이 찌푸려진다. 대숲은 보기에는 시원해 보이지만, 여름에는 딱히 시원하지는 않다. 언덕에 대숲이 형성된 탓에 경사로가 많아 땀이 비 오듯 한다.  






한창 더위에 허덕이고 있을 무렵 왠 건물이 보인다. 이이남 미술관. 해당일에는 무료로 개방 중 이었다. 현대 영상 미술관이다. 미술품을 보면서 땀을 식힌다. 시원한 대나무 아이스크림을 판매 중이다. 대나무 맛이 뭔지는 모르니, 먹으면서도 이게 대나무 맛인가 싶다.


 












유명 관광지 이다 보니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된 편이다. 알포인트, 일지매 그리고 당연히 1박2일.


 



깊숙한 곳에 있는 대나무 숲들은 입구 쪽보다 대나무가 크고 높다. 대나무 잎 사이로 들어오는 태양빛 마저 푸르게 보인다. 대나무를 올려보고 있노라니, 고수들이 전투를 벌이는 중국 무협영화의 한 장면 같다. 


 








주르륵 둘러보니, 출구쪽으로 도착하게 되었다. 대숲속에서 길도 모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저절로 도착한 터라, 산책로는 다 돌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출구쪽에는 기념품점이 많이 위치하고 있다. 대나무 공예품이 대부분이다. 기념으로 사면 좋겠다만, 가격이 그리 착한 편은 아니다. 특별한 곳은 한 대나무 공예품집. 좌판을 늘어 놓은 여느 가게와는 다르게, 물건들이 모두 건물안에 숨겨진 듯 전시되어 있다. 잘 보니 무형문화제 채상장 기능보유자분이 안에서 대나무를 엮는 중이 었다. 채상이란 대나무를 얆게 쪼개 만든 상자이다. 예로부터 귀한 것을 담을 때 쓰는 고급형 수납함이다. 물론 비싸기 때문에, 지갑을 굳게 닫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