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에 위치한 고옥. 장어비빔밥인 히츠마부시 전문점이다.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주말에는 자칫 늦게 가면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최악의 상황은 준비한 재료가 동 나 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영업시간을 참고하여 너무 늦게 가지 않도록 하자.
히츠마부시란 일본식 장어비빔밥으로 아이치현 나고야의 명물음식 중 하나이다. 메이지시대(1868-1912)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따뜻한 밥 위에 숯향으로 구워낸 장어를 잘게 썰어 올린 음식으로 ‘히츠’라 불리는 나무 그릇에 담아 나오는 것이 그 특징이다.
민물장어로는 국산장어 자포니카만 취급한다고 한다. 자포니카는 국산토종장어로 외래종인 비콜라, 말모라타 치어를 한국에서 양식해낸 국내산장어와는 품질 면에서 차이가 난다.
민물장어 히츠마부시 뿐만 아니라 바다장어인 아나고 히츠마부시도 취급하고 있다.
가격은 후덜덜하다. 다만 일본에서도 히츠마부시는 3000엔 이상이니, 한 끼 식사로는 분명 비싼편이나 나고야의 히츠마부시와는 거의 비슷한 가격이다.
히츠마부시 맛있게 먹는 법이란다.
요약하자면 4등분 한 뒤, “그냥 먹고, 비벼먹고, 말아먹고, 한번 더 먹는다.” 는 방법.
둘이서, 민물장어 히츠마부시와 아나고 히츠마부시를 각각 하나 주문하였다. 장어는 역시 장어 가격은 후덜덜하다.
주문을 넣으면 곧 샐러드가 나온다. 신선한 야채와 깔끔한 드레싱이 입맛을 돋운다. 장어를 위에 잡아먹을 준비 완료이다.
주인공 등장. 아나고는 연한색의 히츠에 담겨나오고, 민물장어 히츠마부시는 짙은 고동색의 히츠에 담겨 나온다. 각각의 히츠 위에는 밥과 장어를 덜 수 있도록 귀여운 나무 주걱이 올려져 있다. 히츠의 왼쪽 빈 그릇이 밥, 장어들을 비벼먹는 앞접시이다. 자왕무시, 김치, 장국 그리고 비벼먹을 부재료들이 반상에 자리잡고 있다.
뚜껑을 열면…
보기만 해도 황홀해지는 장어들이 눈앞에 가지런히 누워있다. 장어에는 간이 되어있고, 부분 부분 잘 그슬린 부분들이 더욱 눈을 즐겁게 한다. 장어들이 잘게 잘게 잘려져 나온다. 우나기, 우나쥬와 비교해서는 그 크기가 매우 자잘하다. 그도 그럴 것이 히츠마부시는 비빔밥이기 때문에, 고루 비비기 위해서 장어를 작게 손질 했나 보다.
그렇다면, 아까 보았던 맛있게 먹는 법을 따라 해 보자. 일단은 ¼의 밥과 장어만 먹어 본다. 장어에 간이 살짝 되어 있어, 그냥 먹어도 맛있다. 비교해보자면 아나고 보다는 민물 쪽이 살이 단단한 느낌이다.
두번째 방법은 비빔재료를 이용하여 먹는 방법. 아나고와 민물장어는 비빔재료가 조금씩 다르다. 아나고는 쪽파, 깨, 절임, 와사비이고 민물은 김, 파, 깻잎, 와사비이다. 민물 히츠마부시에 있는 깻잎이 참 마음에 든다. 한국식 장어구이 집에서 깻잎에 장어를 싸먹 듯, 깻잎과 장어의 궁합은 일본식 요리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리고 세번째는 다시물을 말아먹는 방법. 일식에서 밥과 부재료에 차를 넣어서 말아 먹는 오차즈케를 연상케 한다. 이것저것 넣고 말다 보니 비주얼은 엉망이 되었다. 다만 맛은 묘하게 좋다.
마지막은 앞의 방법들 중 본인이 가장 맛있게 먹은 방법으로 남은 ¼을 처리하는 것이다. 사실 선택할 것도 없는 것이 부재료이 거의 바닥이라 남는 것을 다 때려박아 비벼먹었다. 정신 없이 먹다 보니 반상 위의 음식들을 싹쓸이 하게 되었다.
끝으로 후식은 매실음료. 생김새는 설중매이지만 맛은 초록매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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