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면에서 식사 후, 식후커피를 하러 아데초이를 찾았다. 아데초이를 가기로 한 것은 애초부터 꼭 이 곳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다만 식사 후 몇 분간의 짧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곳이었다.
전에 송정에서 영업을 했고, 이 곳 기장으로 이전한 것이라고 한다. 다행이도 네비가 송정의 옛 주소가 아닌 기장의 주소로 업데이트 되어 있었기에, 초행길임에도 쉽사리 올 수 있었다.
다만 역시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분명 네비의 안내에 따라 차에서 내렸는데, 카페나 베이커리처럼 보이는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은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어촌의 모습이었다. 동서로 발걸음을 돌리다 보니, 처음에 주차를 했던 그 곳이 아데초이 건물이었다. 다만 건물 외부의 모습이 전혀 상가 같지 않고 눈에 띄는 간판 조차 없어, 눈 앞에 두고 못 찾았던 것이었다. 더군다나 일층의 정문을 들어가니 실제 매장입구는 이층에 위치하고 있어, 더더욱 상가의 느낌은 찾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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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그 이층 문을 열고, 빵집으로 입성. 익히 아는 빵집의 느낌이 없다. 두꺼운 목재 테이블에 유난히 오래되 보이는 의자. 그리고 나의 발걸음을 이 곳으로 당긴 웹에서 본 그 샹들리에까지…… 빵집이라기 보다는 오래된 호텔 로비의 느낌이랄까 중후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테이블 수도 많고, 음료도 판매 하지만 역시나 주력은 빵집이다. 저 안쪽으로 보이는 제빵실 하며, 여러 종류의 빵이 나란히 서 있는 진열장까지, 이제야 좀 빵집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빵 종류가 다양한 편은 아니다. 프랜차이즈 빵집들 혹은 동네 빵집도 이 곳과 비교하면, 상품수가 같거나 그 이상일 것이다.
아데초이의 최대 장점은 공간이다. 바다를 향해 커다란 창이 나있고, 대부분의 테이블은 창가에 비치되어 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눈에 담고 달콤한 빵을 입에 담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테이블이 넓은 것도 너무 좋다. 집 앞에 이런 공간이 있다면, 매일 출석하여 책 읽고, 노트북으로 웹질을 했을 것 같다. 다만 이 상가의 위치가 기장면 안쪽이라, 그런 손님은 한명도 없었다. 다들 동행인과 대화가 주목적인 듯한 손님들 뿐이었다.
밀푀유 한 조각과 음료 두 잔을 시켜서 자리로 온다. 눈으로도 맛있어 보이는 빵을 보고 있으려니, 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또다시 침샘이 열리는 것이 혀 아래로 느껴졌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다른 이들은 잘 썰어 먹던데, 나는 잘 안된다. 괜히 빵칼 탓을 해본다. 종국에는 밀푀유가 접시위에 짓이겨 진다. 이렇게 되니 긁어 먹는 수 밖에 없다.
도심에서 조금 먼 것이 흠이라면 흠. 그 때문에 이 곳에서 오래 있지 못하고, 이동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시간의 여유가 된다면, 좀 더 느긋하게 앉아 있고 싶은 빵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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