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에 소개된 집이면서, 2018 서울 미쉐린 선정 식당이기도 하다. 식당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 종목은 냉면. 떡볶이 등과 함께 아주 극 매니악한 메뉴이다.
서울시 중구 충무로에 위치하고 있고, 겉에서 보기에는 전혀 냉면집스럽지 않다. 얼핏 보면 그저 보통의 오피스텔 건물 입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겉의 신식 건물의 느낌은 온데 간데 없고, 옛 냉면집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걸려있는 중구지정 모범음식점과 미슐랭 선정 표시. 미슐랜 별점은 아니고 빕구르망이다.
서울 미쉐린 가이드 홈페이지의 소개글
중구 필동에 자리하고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 인근의 평양냉면 레스토랑. 내로라하는 평양냉면 전문점 중 하나인 필동면옥은 오랜 세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왔다. 자칫 특징 없이 밍밍하다고 느낄 수 있을 만큼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이곳 육수에서 나는 섬세한 육 향과 은은한 감칠맛에 중독되어 단골이 된 손님들도 많다고. 두툼하면서도 부드럽고 촉촉한 돼지 수육은 이 집의 또 다른 명물이다. 정통 평양냉면을 선보이는 곳들 중에서도 특유의 섬세함을 가장 잘 표현해낸다는 평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미쉐린 할아버지라도 물은 셀프다.
홀의 직원보다, 주방의 직원이 더 많아 보인다. 잘되는 집, 맛있는 집임을 반증하는 듯 하다.
많은 이들이 냉면과 제육을 곁들여 먹었지만, 새로운 맛 개척을 위해 냉면과 만두로 주문했다. 그리고 냉면집에 어울리는 십장생 젓가락. 냉면은 이런 젓가락으로 먹아야 제맛이지.
냉면 맛이 묘하다. 육수나 면이 여지껏 먹었던 냉면들과는 결을 달리한다. 첫 젓가락에서 느껴지는 맛은 밍밍하다? 섬세하다 정도의 첫느낌. 계속 먹을수록 육향이 미세하게 스멀스멀 느껴진다. 묘오오오오오하다. 확실히 여지껏 맛보지 못한 맛.
면은 색이 옅다. 밀이 적게 들어간 것일까? 보통의 짙은 색의 면들 보다 '질김'이 적다. 끊겨야 할때 끊기는 면이라는 느낌. 국물의 맛이 섬세하니 질기거나 쫄깃만 면을 쓰면 씹는데 정신 팔려 육향을 놓치기 쉬어 이렇게 만들어 놓은게 아닐까 생각이든다.
냉면에 고추냉이와 식초를 넣어 먹어 보았다. 너무 과하게 넣은 것일까? 완전 망했다. 모든 맛이 다 사라져 버린 느낌. 절대 비추한다.
달큰 매콤한 비빔냉면은 보통 잘하는 냉면집의 비빔 정도의 맛. 달고 맵고 기름의 고소한 향에 면이 술술 넘어간다. 전술한듯이 면이 질기지 않아 새롭다.
만두는 간이 심심하여 냉면과의 궁합보다는, 비빔국수와 함께 먹기에 좋다.
제육이나 냉면이나 가격이 비싸다. 미쉐린 빕구르망이 저렴한 가격대에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식당을 선정해놓은 것이지만, 냉면집의 가격으로는 사알짝 비싸지 않나 싶다. 그사이 물가가 이리 올랐나?
총평하자면, 섬세한 냉면. 황교익 아저씨가 말했듯 미식가의 경지에 올라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냉면이라는게 공감이 간다. 반대로 말하면, 모두에게 맛있는 냉면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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