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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갈 곳과 먹을 것

제주 판포포구에서 흑돼지 한 판, 바다를 본 돼지

  제주는 , , 먹을 즐길 거리가 사시사철 많다. 여름은 제주의 절정이다. 바다를 보기 위해, 바다에 들어가기 위해, 식도락을 즐기기 위해 혹은 제주를 사랑해서…. 각종 이유들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여름에 제주를 찾는다. 예전부터 제주의 해수욕장들은 여름 성수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여름 낮의 제주의 해수욕장들은 블랙홀 마냥 관광객, 노점, 잡상인, 파라솔을 보이지 않는 인력으로 쓸어모은다.

 

하지만 이제는 제주도포구들의 인기도 무시할 없다. 본디 낚시꾼들이나 횟집의 공간이었던 포구가 스노클링이나 스킨스쿠버 등의 해저스포츠들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바다놀이터가 까닭이다. 모래뿐인 해수욕장보다 돌이나 구조물이 있는 곳에 해양생물들이 머물기 때문에 포구나 항만 주변에 해저스포츠를 하기에 좋은 것이 이유이다.

 

여름에 제주를 왔으니,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끽하고 싶다면 판포포구를 추천한다. 판포포구는 작은 규모이지만 지역 청년회에서 관리를 하고 있으며, 제주시내와 크게 멀지 않다는 이점이 있다. 다른 이점은 포구에 있는 흑돼지구이집 때문이다. 이름하여 바다를 돼지’.

 



 

바다를 돼지. 식당은 흑돼지를 주로 취급하는 곳이다.  전복요리나 회가 있으나, 지역민이 아니고서야 주문할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

 

 


 

제주 토종 흑돼지를 사용한다고 한다. 제주 재래종 흑돼지는 천연기념물 550호이다. 그러니 제주 식당 등지에서 유통되는 흑돼지는 모두 개량종이다. 버크셔 등의 외래종을 이용해 흑돼지를 개량한다. 재래종을 기분으로 개량한 사육기간이 길고, 무게도적게 나가니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고 한다.  한편 외래종의 비율을 높혀 개량시킨 돼지는 출하까지의 기간이 짦고, 무게가 많이 나가 상품성이 높다. 하지만 그만큼 육질은 흑돼지와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식당에서는 과연 어떤 흑돼지를 쓰는지 수는 없다. 운영자에게 그런걸 묻기는 어렵고, 미각으로만 판단하기에는 흑돼지를 접한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흑돼지 이야기

 

똥돼지라고도 불리던 흑돼지는 제주의 생활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산섬인 제주는 농사가 육지보다 어렵기 마련이다. 이에 제주인들은 제주 토양 환경에서 농사를 짓기 위한 밭을 만들고, 주위 자연환경을 개척, 활용해왔다. 그러는 과정에서 제주도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 유지해 왔는데,   하나가 똥돼지이다. 285 삼국지위지동이전에도 기록이 있을 만큼 제주도는 오래 전부터 흑돼지를 사육해 왔다. 흑돼지는  가구의 ‘돗통시’에서 사육되었는데, 주로 인분을 먹여왔다.  흑돼지를 똥돼지라고 부르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인분과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돼지를 기르며, 농사를 위한 거름을 생산하는 곳이 바로  돗통시였다.

 



 

내부는 다른 어느 고기집이나 비슷한 모습이다. 유리 너머로 판포포구의 모습이 보이니 여기가 제주인가 싶다.

 

 




 

500그람따리 2 세트를 주문하니, 얼른 상차림이 준비된다. 소금, 쌈장, 쌈야채들이야 전국 어느 고기집이나 나오는 거라 특별한 것은 없다. 다만 식당에는 거기에 갈치속젓이 추가된다. 돼지고기는 새우젓과 최고의 궁합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새우젓도 갈치속젓에 비할 바는 되는 같다. 갈치속젓과 돼지고기는 정말 찰떡같이 맛이 어울린다.

 




 


목살이 등장했다. 노릇노릇 구워지는 보고 있으려니, 기다리는 것이 고역이다.

 

 




 

맛은 물론이거니와, 씹는 느낌이 좋다. 육즙이 넉넉해 퍽퍽하지 않다. 또한 육질이 단단하기는 하나 질기지는 않다. 말하자면 탱탱한 느낌이다. 탱탱한 고기가 이에 썰릴 마다, 구운 돼지의 향이 입안에 번진다. 갈치속젓에 찍어 먹는 것이 너무 맛있다. 그러니 속절없이 찍어 먹을 밖에

 





 


오겹살이다. 껍데기 색이 흰빛이라 흑돼지가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원래 이런건가 싶기도 하다. 의구심이 드는 순간 고기를 하니, 맛이 좋아 아무렴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싶다.

 

 





 

 

돼지고기구이는 항상 맛있다. 제주도에 기분 탓인가, 흑돼지는 더욱 맛있다. 그런데 물놀이 하고 먹는 고기는 더더욱 맛있다. 그러니 제주에서 물놀이 흑돼지를 갈치속젓에 찍어 먹으면……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싫은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