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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갈 곳과 먹을 것

섬 위의 식물원, 거제 외도 보타니아

 거제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면, 누구나 외도 방문을 고려하게 된다. 왜냐하면 외도는 바람의 언덕, 해금강과 더불어 거제의 되지 않는 대표 관광지 하나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나도 거제 여행을 계획하던 인터넷으로 외도를 접하게 되었다. 웹페이지 외도의 멋진 장관은 방문 욕구를 자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도를 갈까 말까 망설였던 이유 하나가 이었다. 외도가 섬이니 유람선을 타고 외도를 진입할 밖에 없는데, 삯이나 외도 관람료, 관람시간 이동시간을 고려하니 하루 반나절을 외도에 투자할 밖에 없다. 그러니 기회비용을 생각하게 되고, 결정을 망설이게 되었다.

 결국에는 장고 끝에 외도 방문 결정. 다른 경쟁력 있는 대안이 딱히 없었기에 에라 모르겠다식으로 결정하였다.

 

 

 외도를 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동선과 시간에 유의해야 한다.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나 배편. ‘ 외도를 가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여러 항구에 외도 왕복 유람선이 있기 때문에 앞뒤 일정과 동선을 고려해야 한다.

 나의 선택은 장승포항. 장승포항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게장백반 그릇 뚝딱하고 출발하는 계획이었다. 외에도 와현 선착장, 구조라 선착장, 도장포 선착장, 해금강 선착장, 다대 선착장에서 외도행 유람선을 있다.

 장승포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은 바로 외도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해금강을 둘러서 운행한다. 얻어 걸린 해금강 구경이라 졸린 눈을 비비고 밖을 바라본다. 고성에서 보았던 북한 금강산 앞의 해금강과는 이름이 같다. 멀리서 밖에 없기에 생긴 것도 어쩐지 비슷비슷해 보인다.

 

 

 다시 꾸벅꾸벅 졸다 보니, 드디어 목적지인 외도에 도착하게 되었다.

 

 

 외도에 얽힌 이야기를 말하자면, 현재 외도는 개인 소유의 섬이다. 1973 이창호, 최호숙 부부가 섬을 매입하였다고 한다. 남편인 이창호씨가 낚시 태풍을 피하려 외도에서 잠시 머물렀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섬을 매입(!) 하였다고 한다. 당시 편의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전기나 수도시설 등의 설비조차 있지 않은 섬을 사들여 지금의 식물원까지 만드는데 20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물자 이동에 필요한 규모의 선착장도 없던 섬을 1500만명 이상의 누적 여행객을 기록하는 관광지도 만들기까지의 그들이 했을 고생은 상상을 아득히 넘어서는 수준이다.

 

  섬을 거닐다 보면, 고인이 되신 이창호 회장을 기리는 비석이 있다. 그리고 외도매입 돼지농사, 감귤농장을 대차게 실패한 사연 등을 있는 기념관도 있다. 이쯤 되면 외도 관람료와 뱃삯의 액수가 점차 수긍이 가게 된다.

 

 

외도로 오기 위해 탔던 유람선에서는 멀미약과 더불어, 얼음물도 판매했다. 외도를 돌아보고 나니 이유를 절실히 깨닫게 됐다. ! 남쪽 섬은 너무 덥다. 한겨울에도 꽃이 피는 섬이니 여름날에는 오죽하겠는가. 이마에서 삐질삐질 나는 땀을 훔쳐내며, 괜히 비싸겠거니 하며 판매용 물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과거의 내가 원망스러워진다.

 

 

 외도의 전체적인 인상을 평하자면 올인원 식물원 느낌이다. 섬의 식물원이 여러 구역으로 쪼개어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는데, 각각이 너무 판이하게 달라서 전체적인 통일감은 없다. 어떤 부분은 조각공원이고, 어떤 부분은 가우디식의 요소를 차용한 같고, 다른 부분은 그리스식 건축양식이고…… 여튼간에 이것저것 좋은 것은 있다!

 중구난방속 식물원에 통일감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다! 외도 보타니아의 모든 부분이 바다와 함께 보았을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식물원 너머 보이는 바다와 곳의 이름 모를 섬들이 외도 보타니아 식물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