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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갈 곳과 먹을 것

제주의 숨겨진 볼거리.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김영갑 갤러리는 서귀포 성산에 위치한 사진 전시관이다. 그리고 두오막, 두무악은 한라산의 별칭으로 나무 없는 백록담의 봉우리를 일컫는 말이라 한다. 제주를 사랑하여 제주에 머물며 제주를 찍었던 사진사였으니, 갤러리의 이름도 제주말로 것이 온당해 보인다.

 

 

 폐교였던 삼달분교를 개조하여 일부러 찾아오기도 힘든 곳에 미술관을 차렸다. 전시관 내에서는 어차피 서울에서 사진전을 열어도 찾아올 사람만 찾아오니, 미술관 위치는 어딘들 상관없다는 살아생전 찍어둔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과거에 폐교였다는 것이 상상이 힘들 정도로 야외 정원은  가꾸어져 있고, 또한 관리되어 있다.

 

 

선사시대에 빚어진 듯한 우스꽝스러운 인간상의 토우들이 정원 곳곳에서 있다. 어떤 놈은 웃고, 어떤 놈은 울고, 다른 놈은 소리 지르고 각양 각색이다. 어설프게 토속적으로 만들어 되려 해학적인 모습이 관덕정 앞의 돌하르방을 희미하게 연상시킨다.

 

 

전시관 입장에는 입장료가 있으며, 입장료를 내면 작품 사진이 있는 엽서를 받을 있다.  국립 박물관도 아닌데 입장료도 매우 저렴한데다 엽서까지 받으니, 괜시리 돈을 내고 입장한 기분이다.

 

 

제주 설화속에 오름은 설문대할망이 조금씩 흘린 흙이라고 전해진다. 이러한 오름, 올래길 등이 육지인들의 주목을 끌기 훨씬 전부터 사진가 김영갑은 제주에 정착하여 20년동안 20만여 장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 가장 압권은 용눈이 오름이다. 엄청나다는 밖에 나오지 않는 사진들이다.비오는 날에 찍은 사진, 바람부는 날에 찍은 사진, 오느 날에 찍은 사진 갖가지 다양한 오름들의 모습을 있다. 사진에 미쳐서 제주에 죽치고 사진만 찍었다는 이야기, 밥을 굶어도 필름과 인화지를 사서 사진을 찍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실제임을 증명이라도 하는 전시된 작품들이다.

 

 

오름뿐만 아니라, 제주의 자연 곳곳을 찍은 사진들도 많다. 제주의 바다, 바람, , , 안개, …… 제주가 가진 수많은 얼굴들을 집착적으로 수집한 사진가의 광기가 사진 너머로 보인다. 살아생전 이십년 동안 제주의 모습을 수집하며, 그는 이어도 보았다고 한다. 제주 사람들에게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 제주인들의 유토피아인 이어도를 그는 정말로 보았을까? 제주에 미치게 만든 것이 그가 만난 이어도 였을까, 아니면 제주에 미쳤기 때문에 이어도를 만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