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면적의 6% 정도의 섬이라고 하니, 사이판은 정말 작은 섬이다. 마나가하 섬도 다녀오고, 그로토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하다 보면, 여행 막바지에는 도무지 할게 없다. 종종 T갤러리아를 들락거려 보아도,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칼로리 소모만 할 뿐이다. 이런 교착상황에 빠졌을 때, 리조트에서 시간을 죽이기 싫은 사이판 여행객들을 위해 사이판 남쪽의 해변 두 곳을 소개한다.
래더비치는 사이판 공항의 남쪽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예전에는 래더비치로 가는 길이 비포장 구간이 길었고, 도로 정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접근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래더비치에 가까운 장소까지 포장이 되어 있다. 다만 주도로가 아닌 샛길은 모두 울퉁불퉁 흙길이니, 혹시 길을 잘 못 들었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 우회하기를 권한다. 구글맵을 100% 신뢰하지를 말길 바란다. ‘일단 가보자’ 는 마음으로 가다보면, 어느새 빼도 박도 못하게 전진밖에 못하게 된다.
사이판은 가라판을 중심으로 서쪽 해변으로 발달해 있기 때문에, 래더 비치 주변은 인적이 드물고, 황량하다. 주차 후 해변이 있는 쪽으로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숨겨진 해변의 빛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해변은 모래와 산호로 덮여 있다. 투명한 바다 안으로 보이는 산호 조각들이 떨어져 나와 해변에 쌓인 것으로 보인다. 예전 제주도 여행 때 보았던 서빈백사해변과 마찬가지로, 해변이 흰 빛을 띈다.
해변 쪽에는 침식 동굴이 있다. 바다 쪽으로 입구가 나있고, 직사광선을 완벽히 막아준다. 한 낮에 자리 깔고 눕기에 안성맞춤인 천연의 장소이다.
오비안비치는 래더비치 바로 옆에 있다. 래더비치에서 출발하면, 차로 오분 정도면 도착한다. 오비안비치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주차구획이 정리되어 있고 관리하는 요원도 대기 중이다. 그리고 오비안비치에는 래더비치의 동굴을 대신하여 야자수가 있다. 래더비치의 동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무 그늘도 자리 깔고 앉기에 좋다.
바로 옆 해변이라 그런지, 해변의 모습이 래더비치와 흡사하다. 투명한 물길 사이사이로 보이는 많은 산호들과 순백색 산호 해변이 그 공통점이다.
사이판의 북부와 마찬가지로 이 남부의 해변들도 도심과 떨어져 있어, 빛 공해로부터 자유롭다. 그래서 밤에 별을 보기에 좋다. 사이판에서 별을 보고 싶은데, 섬 북쪽에 구름이 짙게 깔려 있는 날에는 남쪽을 권한다. 남부해변의 파도 소리와 별빛은 원시적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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