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주변 도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어렸을 때, 무조건 한번 이상 소풍으로 오게되는 곳이 불국사, 석굴암, 경주월드 그리고 국립경주박물관이다. 어렸을 땐, 이곳에서 김밥 먹었던 기억밖엔 없다 올해 봄꽃들을 보러 경주를 찾았건만, 아직 봄꽃이 숨을 죽여 숨어있는 관계로 이 곳 박물관을 찾았다.
지금은 2017년 4월 3일 경주에 벚꽃이 개화하였다. 주말에 보문단지에 차들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물관 앞, 주차공간이 넉넉하다.>
입장료는 공짜이다! 사실 이건 좀 너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다. 상설전시관에 보관된 국보나 보물 숫자만 해도 족히 스무점은 넘는데다, 신라문화를 대표하는 국립박물관인데, 입장료가 공짜라니!?
입구에 들어서면, 박물관 기념품샵이 보이고, 이 곳에서 음성안내 오디오를 구입할 수 있다.
<전시관 내에서는 포켓몬고는 절대금지이다>
박물관 전시관의 모습. 상설전시관 세 개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월지관, 특별 전시관 하나이다.
옥외전시장이라고 해서, 안 뜰에도 이런 유적들이 수두룩하다.
옥외전시장의 왕, 성덕대왕 신종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종의 왕이기도 하다.
에밀레종으로도 잘 알려진 이 종은 신라 경덕왕(재위 742~765)이 선왕인 성덕왕(재위 702~737)의 명복을 빌기 위해 구리 12만 근으로 만들기 시작하여 이후 아들인 혜공왕(재위 765~780) 때 완성하였습니다. 종의 앞뒷면에는 제작 내력을 소개하는 1천 여 자의 글이 새겨져 있고, 그 옆으로 향로를 든 천인과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 등의 무늬가 화려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종 위쪽에 달린 음통과 용뉴의 모습은 한국종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완벽한 주조기술, 빼어난 조형미, 웅장한 소리를 모두 갖춘 이 종은 통일신라의 우수한 문화를 대표하는 걸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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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소리가 마치 아이가 어미를 찾는 소리와 같다고 하여 '에밀레종' 이라고도 불린다. 이 종을 만들 때 아이를 집어넣어 소리를 좋게 했다는 설이 있지만, 설은 설일뿐 불교에서 종소리 때문에 살생을 했을리는 없었을 터이다. 실제로 이 종에 대하여 성분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사람의 뼈를 이루는 성분인 인(P)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종엔 슬픈 전설이 있어, 난 그런 전설 따윈 믿지 않아
<예전 학교에 다닐적에 이 비천상의 모습이 미술책 교과서 표지였던 기억이 난다. 국사책이었나..?>
그리고 신라역사관으로 입장. 역사관은 제 1전시실부터 제 4전시실까지 있으며, 경주 신라지역의 선사시대부터 8세기 후반 통일신라가 멸망할 때 까지의 유적,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선사시대의 유적들. 석기와 청동검. 국사시간에 배운 기억이 난다. 국사책 제일 앞에 있는 내용이라 아주 빠싹하다. 수학에 집합이 있다면, 역사는 선사시대이다.
그리고 점차 철기들과 금장신구, 곡옥, 토기들이 나온다. 4세기 신라초기 국가가 형성될 무렵부터의 유물들이다.
<옛 사람들이 사람을 표현하는 방법. 단순하면서 경쾌하다.>
금관총 금관. 국보 87호이다. 금관총을 금관총이라고 불리게 한 녀석이다.
이 유물은 발굴경위가 특이한데, 일제강점기 시절, 어떤 큰 언덕 옆에서 공사를 하여 그 여파로 약간의 구슬들이 굴러다녔고, 주변 민가의 어린이들이 이걸 가지고 노는 걸 지나가던 순사가 발견하여 살펴보니, 이게 단순한 언덕이 아니라 고대의 왕릉임을 알게되었다고 한다. 이 후 긴급하게 조사를 시행했는데, 이 금관을 포함해 발견된 유물이 무려 4만여 점이었다고 한다.
<디테일이 살아있다.>
금관총 금관 뿐만 아니라, 제 2전시장에는 다른 보물도 상당수 전시되어 있다.
보물 622호 청동자루솥, 보물 626호 금굽다리접시, 보물 625호 은관식. 이쯤되면 전시실이 아니라 보물창고수준.
그리고 이 전시실의 주인공.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허리띠이다. 국보 188호와 190호.
천마총은 경주 대릉원에 위치한 고무덤이며, 무덤의 이름처럼 천마도로 유명한 고분. 천마도가 상설전시를 했다면, 이 금관과 허리띠를 밀어내고 이 전시실의 주인자리를 꿰차지 않을까.
제 3전시실에서 가장 눈이 가는 유물. 계림로 보검이다. 딱 보기에도 신라의 양식이 아니다. 흑해연안,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페르시아 등지와 교역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해주는 유물이다.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의 마스코트로서도 쓰인 얼굴무늬수막새. 사진만 덩그러니..
하지만 다른 기왓장, 수막새 등이 천지로 널려 있으니 아쉬워 말자.
거대한 이차돈 순교비. 2014년에 문화재청에 의해 보물지정 예고가 있었으나, 이 후 현재까지 보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속사정이 있는지 진행 중인지는 알 수 없다. 2014년에 진행되어 심사, 심의를 거치면 되고도 남았을 시간 같은데..
[링크 : 불교일보_이차돈 순교비는 국가소유 될 수 없다]
[링크 : 한겨레_이차돈 순교비 보물 지정 왜 뒤늦게 나서나]
몇몇 작품은 특별전시관으로 이동되어 있기도 하였다.
그리고 신라미술관으로!
신라미술관은 대부분이 불교와 관련된 불교미술관이다. 온화하게 미소짓는 약사불이 방문객을 맞는다.
미륵 삼존불. 이 불상은 통일신라 경덕왕 때의 고승 충담 스님이 차를 공양했다는 남산 삼화령의 미륵세존으로 추정되며, 선덕여왕대인 644년에 미륵불을 모시기 위해 삼화령에 생의사를 세웠다는 『삼국유사』의 기록과 관련지어지고 있다.
석굴암 본존불과 같은 거룩한 미소와는 다른, 어린 아이와 같은 미소를 가진 불상이다.
보물 366호 사리갖춤. 공예 디테일이 어마어마하다.
무구정관대다라니경의 복제품. 진품은 불교중앙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국보 126호.
약사불. 국보 28호이다. 불국사의 아미타불, 금동비로자나불과 더불어 통일신라를 대표하는 3대 금동불이라한다. 옷의 주름, 나발의 디테일 등이 볼 만하다. 옅은 미소를 띈 얼굴에서 약간의 긴장감이 보이는 듯도 하다.
2층의 국은기념실. 국은 이양선 박사님이 평생 모으신 유물 666점을 국가에 기증한 것을 기리기 위한 전시실이라고 한다. 개인이 666점을 모았고 그걸 또 국가에 쾌척하시다니, 대단하신 분이다.
보물 1151호의 청동흑칠등자. 통일신라 7-8세기경에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덮개 표면의 장식과 표현이 매우 정교하다. 보물 타이틀은 고스톱 쳐서 딴게 아니다.
그래도 이 곳 전시실의 주인공은 국보 275호의 기마인물형각배 (말탄무사모양 뿔잔). 가야 5세기의 유물이라고 한다. X선 촬영결과 말의 내부와 양쪽 뿔잔이 비어있어 연결된 모양이라고 한다. 작은 모형이나, 투구, 목가리개, 갑옷, 창 등 이 시대의 무사와 말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귀중한 사료하고 한다.
그리고 그 옆의 황룡사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신라의 대표적인 불교사찰인 황룡사와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옛 황룡사의 모습을 재현한 모습. 9층 목탑이 단연 눈에 띈다.
황룡사에 쓰였던 망새.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이 망새로 황룡사 건물의 규모를 어느정도 알게 해준다. 연꽃무늬와 사람얼굴 무늬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물관 가게. 크게 살만한 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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