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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갈 곳과 먹을 것

포항 식당 :: 양덕 중국집 쓰촨

양덕 삼구 트리니엔 4차 구역 새로운 식당들이 우후 죽순 드러섰다. 소개할 식당 쓰촨도 걔 중 하나. 식당의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중화요리 식당이다. 사천요리는 전세계적으로 중국식당에서 찾아보기 쉬운 요리들이다. 다만 한국식 중국요리인 중화요리의 사천스타일은 메뉴들을 맵게 했을 뿐인, 본고장인 쓰촨의 음식과는 전혀 상관없는 음식이다. 짜장면도 중국에 없는 판에, 사천 짜장면이 있을리가 없다


메뉴의 가격들은 동네 중국집을 기준으로 짜장면, 짬뽕 등의 스테디셀러 메뉴는 거의 비슷한 가격이다. 하지만 김치짜장면, 차돌박이사골짬뽕 등 변형메뉴들은 가격이 급격히 비싸진다. 일반메뉴와의 가격차가 꽤 큰편. 현기차 마냥 옵션 장난질이 심하다.

 


메뉴판을 보며 결정을 내리려던 찰나, 새로운 메뉴판이 등장한다. 저녁 메뉴판을 줘야하는데, 점심 메뉴판을 줬다고.... 아무튼 의도치 않게 식당의 모든 메뉴판을 볼 수 있었다. 


주류란에는 한국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태고량, 공부가주가 비치되어있다. 쓰촨지방 바이주인 수정방이나 우량예는 아쉽게도 없다. 점차 쓰촨과의 연관성이 옅어진다





사천탕수육과 차돌박이사골짬뽕의 두 메뉴를 주문해 놓고 주위를 둘러본다. 네온사인의 인테리어가 단연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 주점이 아니라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선정적인 문구도 보여 눈살이 살짝 찌푸려지기도 한다.





가스통의 머리부분을 본따 만든 전등갓도 또한 특이한 포인트. 





동네중국집과 같은 밑반찬 구성이다. 단무지, 양파, 춘장. 나는 짜사이짠지가 좋은데....




꽃모양? 구름모양? 컵이 '나는 동네중국집과는 다른 식당이다' 라고 말하는 듯 하다.






먼저 도착한 짬뽕. 그냥 짬뽕도 아니고 무려 차돌박이사골짬뽕이다. 차돌박이가 한주먹 짬뽕위에 고명마냥 앉아있다. 




고기에 국물을 입히며 후후 휘저어 보니 안에도 다량의 파가 숨겨져 있음이 보인다. 짬뽕답게 오징어가 몇 점 보인다만 양은 많지 않다. 차돌박이가 양이 상당하다 보니, 다른 재료의 비중이 적어보인다. 




한 두 젓가락 먹어보니, 매운맛이 서서히 엄습한다. 특히나 알싸한 파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계속 먹다보면 차돌박이도 아니고, 면도 아니고, 오징어도 아닌 국물이 이 한 그릇의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자세히 보니 익히 알고 먹어 왔던 짬뽕 보다 국물색이 더 뽀얗다. 라면에 우유를 풀면 나오는 그 색과 유사하다. 국물이 끊임없이 술을 부른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날이라 더욱 아쉽다.  





그리고 사천탕수육. 쓰촨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으니, 탕수육도 매운맛으로 주문. 앞의 짬뽕은 술이 생각나는 식사였다면, 이 매운 탕수육은 그냥 술안주이다. 




위쪽의 치즈가 붙어있는 탕수육은 몇 점 되지 않는다. 희고 초록인 치즈와 새싹의 데코가 붉은 탕수육과 잘 어울린다. 아래쪽의 탕수육은 매운 소스에 흠뻑 젖어 매운 맛이 강렬하다. 




먹으면 먹을수록 '이건 그냥 술안주다' 라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식사에 곁들일 요리로는 그냥 탕수육이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다. 혹은 이 놈과 짜장면을 먹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