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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조각 모음

난임 시술을 준비하는 친구놈에게

야 임마, 그게 아니라고. 잘 들어봐.

일단 난임 전문 병원에 가는 게 제일 중요해. 병원 가는게 뭐가 부끄러!? 야, 이런 저출산시대에는 오히려 명예스러운 일이지. 일반적으로 일년 동안 자연임신이 안됐다면 난임이라고 그래. 너네 와이프는 나이도 있으니 지금쯤 가 볼 필요는 있어. 난임 병원이 어디에 있냐고? 쓸데 없이 이름 긴 정부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식페이지에 리스트가 있어. 이걸 뭐 기억 할 건 없고, 이 링크 타고 들어가서 너네 집 주변에 난임시술병원이 어딨는지 확인해봐.

https://www.hira.or.kr/rd/hosp/getHospList.do?pgmid=HIRAA030002020000#tab02

정자 검사는 해보긴 했냐? 와이프가 병원에 거부감 가지면, 니가 먼저 병원 가서 정자 검사해봐. 네 정자가 몇 놈이나 나오는지, 활동성 있게 잘 움직이는지 알아 볼 수 있어. 그것보다 네가 먼저 가서 검사하고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하면, 아내 심리 장벽도 낮출 수 있으니 일석이조지.

부부가 난임 병원이라고 하면 가자마자 바로 시험관 배양하는 줄 아냐? 가면 신체 상태 체크랑 상담부터 할 거야. 검사 결과가 좋다면, 병원에서는 난임 시술 보다 자연임신을 권하기도 해. 정자 검사를 했다면 남자는 사실 이제 병원에서 할게 딱히 없어. 당연하겠지만 임신은 여성이 하는 거니 시술이나 검사가 대게 여성위주거든. 그렇다고 팔자 좋게 있지 말고, 운동하고 술 적게 마시고, 담배나 끊어. 지금 너랑 술마시면서 할 이야기는 아닌 거 같다만...

삼신 할매가 네 정성에 감복하면 자연 임신에 성공하는 거고, 아니면 난임 시술 단계로 넘어가겠지. 인공수정을 하게 될 수도 있고, 시험관 시술을 하게 될 수 도 있고... 그건 의사 선생님이 너네 상태보고 결정하실 거야. 난임이란게 별별 원인이 다 있더라고. 정자가 너처럼 재빠르지 못하고 꾸물거린다던가, 배란 때 난자가 나오는 길이 막혔다던가, 자궁 벽이 착상하기 좋지 못 하다던가,,, 아무래도 임신에는 여성의 몸상태가 남성보다 훠어얼씬 더 중요해서, 너네 와이프가 의기소침 할 수도 있어. 이 감정선을 잘 조절 하는게, 어쩌면 금연 금주보다 더 중요할 거다.

너 근데, 인공 수정이랑 시험관이 뭐가 다른지는 아냐? 인공수정은 말이야, 너 정자를 채취해서 와이프 자궁에 넣는 거야. 시험관은 정자 난자 모두 채취해서, 시험관에서 배양하고 자궁에 넣는 거고. 그러니까 남자는 똑같아. 정자 검사나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이나, 병원 골방에서 정자 재취 하는게 매한가지야. 근데 말이야 여기서 여자는 죽어나. 과배란 상태를 만들어야 하거든. 배란때 하나씩 나오는 난자를 여러 개 나오도록 만드는 거야. 임신 확률을 높여야 하니까.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그게 병원에서 맞는 게 아니라 집에 가서 놓으라고 하더라고. 이 때 남편 노릇 제대로 잘 해.

짧게 말하자면, 중요한 건 난임 병원에 일단 가는 거. 그리고 아내를 잘 복돋아 주는 게 일이야. 나머지는 의사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면 돼. 인터넷 카페 같은 거 보면 냉동배아니, 3일 배양이니 골치 아픈 이야기 나오는데, 다시 말하지만 그것 보다 너는 아내 감정 상태 보는데 더 중요해. 넌 남편이지, 의사가 아니잖아. 그래도 완전 쌩짜로 모르면 안되니까, 자세히 알고 싶으면 이 사람 유튜브 봐봐.

https://www.youtube.com/channel/UC2-LIM5Zz7_wKT4Q2Iu8GTA

야 지금 보지 말고, 잔이나 비워!